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들깨 타작 x 들깨씨 털기 x 들깨씨 수확 들깨 기름이나 만들어볼까 ?

by 룰루소란NZtwitter 2021. 5. 18.
반응형

외국에 살면서 겪는 고충중에 하나는 한국의 식재료가 너무도 비싸다는 것. 그중에서도 가장 이해가 안되는 식재료중에 하나가 들깻잎이다. 어쩜 들깻잎 몇장을 묶어놓고 몇달러씩 받는걸 보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 금액으로 따지면 몇천원일텐데도 선뜻 장바구니에 집어 담을수 없는건 아마도 아직 한국에서 그냥 쉽게 따 먹을수 있었던 깻잎이였다라는 부분이 아직도 나의 머리속에 깊이 남아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왜 나는 아직까지 들깨를 심어서 따 먹을 생각은 안했던걸까? ㅎㅎ 불현듯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지난 봄에 부지런나게 들깻잎 모종을 사다가 심었고, 풍년 농사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아쉽지 않게 들깻잎으로 삼겹살쌈으로도, 춘천닭갈비도 직접 만들어서 깻잎으로 그맛의 풍미를 2배로 느낄수 있게도, 뼈다귀 해장국에도 들꺳잎 몇장을 넣어서 그 풍미를 배로 느낄수 있었던, 참으로 고마운 들깨농사였다.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내보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들깨씨를 털어서 내년에 모종을 내보는데 까지 해보리고 한것이다. 자, 그렇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난 이래봬도 대한민국 농부의 딸이다. 특히 가을이면 들깨대를 잘라서 멍석위에서 말리는걸 보고 자랐고, 그리고 잘 마른 들깨대들을 도리깨라는 아주 야무지게 생긴 도구를 이용하여 찰싹 찰싹 내리 휘둘러 들깨씨를 터는 법까지 모두 알기에 들깨씨 타작은 고수씨 수확하는것보다는 훨씬 더 쉬운 과정중에 하나이다. 이걸 누워서 떡먹기라고 하나 ㅎㅎ, 실제로 누워서 떡먹기는 참 고난이도의 그리고 위험한 일중에 하나인데, 아마도 먹고 살기가 어려운 시절에 나온 말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ㅎㅎㅎ 자 그럼, 그 흥미진진한 여정을 살짝 엿보러 출발해 보실까요?

들깨씨수확 x 들깨씨타작 x 들깨씨털기
1. 뿌리채 뽑아주기
2. 담벼락에서 말려주기(멍석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없으니, 패쑤)
3. 마른 들깨대만 가위로 잘라서 모아주기
4. 다라이에 담아서, 나무 막대기로 두들겨주기(도리깨가 있으신분은 도리깨로다가 늑씬 두들겨주기)
5. 검불제거하기 (바람과 입김으로다가 ㅎㅎ)

 

일단 들깻잎대를 모두 뽑기로 했다. 스티로폼 박스에 있는 들깨들은 잘 자라지 못해 들깨 잎사귀가 크기 않았는데, 들깻잎대를 뽑으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유인즉은 작은 공간에 욕심만게 너무 많은 들깨를 심은것,.. ㅠㅠ 들깻잎대를 뽑는데, 박스 전체가 어찌나 흔들거리는지, 뿌리들이 더이상 자랄 수 없어서 스티로폼 박스 벽면을 밀어내려고 아마도 안감힘을 쓴것 같다. ㅎㅎ 열심히 양똥으로 거름을 주었더니, 그 새 그 안에서 지렁이도 둥지를 틀고 자라고 있었다. 사실 나는 아직도 지렁이와는 친해지지 않았지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

그렇게 뽑아낸 들깨대들을 멍석에 주르륵 펴서 말려야겠지만, 나는 멍석이 없으니, 뿌리를 말리기 위해 담벼락에 주르륵 세워두기로 했다. 마르는 과정에서 들깨씨들이 후두둑 떨어지겠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니, ㅠㅠ

그렇게 세워두고 지켜보기를 며칠,

어느날 그 세워둔 들깨대들이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게 때란것이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그것도 엄청나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지금 당장 처리를 하지 않으면 큰일날것 같은 그런 마음에, 미루고 미뤄두었던, 들깨 타작이란걸 해보기로 했다. ㅎㅎ 들꺠타작, 들깨털이, 들꺠수확이란말이 참으로 무색하게 적은 양이지만, 그 한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얼마나 많은 일들을 일궈내는지를 올해 똑똑히 보았기에, 한알 한알 소중이 수확을 해보려고 한다. 당연히 감사의 인사와 함께 말이지. ㅎㅎ

생일날 교회 언니로부터 받은 꽃이 지고, 그 꽃잎으로 야옹이와 신나게 꽃놀이를 하고, ㅎㅎ 나에게는 놀이였지만, 아마도 야옹이에게는 놀림이였을지도 모르는 그런 시간 ㅎㅎ 미안, 야옹이 ㅎㅎ

김치담그는 큰 대야에 들깨대들을 잘라서 담고, 들깨를 한계절 내내 지탱해 주었던 나무를 도리깨 대신으로 사용해 들깨대를 뭉쳐놓고 두들기기 시작했다.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참으로 정겨운,.... 나는 도저히 맞고 있을수만은 없다고 뛰쳐나가는 들깨대들도 있어서, 이 작은 다라이안에도 인간사가 있구나 하는 그런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 시간이 어찌나 소중하고 힐링이 되는지,.... 그 와중에 도리깨가 생각나는건, ㅎㅎ 이 작은 타작을 하면서 도리깨를 떠올리는 내가 "피식" 웃음나게 어이없지만, 그래도 그때 나의 어린시절, 그 시절을 소환할수 있어서, 그리고 도래깨란 단어를 떠올릴수 있어서 그 또한 너무도 행복했다.

그렇게 신나게 두들기고 나서 들깨대들은 모두 거둬내고, 남아 있는 마른 들깻잎들을 살살살 조심스럽게, 들깨씨 한톨이라도 같이 딸려 나갈까바, 살살살,... ㅎㅎㅎ 꼭 재워놓은 아기가 깰까봐서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라, 이 모습에 다시 "피식" ㅎㅎ

그리고 나서는 이제 바람의 힘을 빌려야 할 시간, 내가 조정할수 있는 시간이 아니기에 바람이 불어줄때를 기다려서 바람에 남아 있는 검불을 다시 날려본다. 바람에 검불은 날라가면서 사르륵 사르륵 사르륵 떨어지는 들깨씨 소리가 또 어쩜 그리 좋은지, ㅎㅎ 참 별나게 별개 다 행복을 주는지, 아마도 나이가 들어간다는것은 그냥 지나칠수 있는 조그마한 일들에 감사를 드리면서 즐길줄 아는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잠시 기다리는 시간,.... 이렇게 나는 또 기다림의 행복을 또한 배운다. ㅎㅎ 

그렇게 몇번의 작업을 반복하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마지막 작업은 나의 폐활량을 체크하는 시간, 자, 힘차게 숨을 몰아서 한번에 "후~~~욱" 다시 "후~~~~욱", 그렇게 몇번을 반복하고 나면 어쩜 모양도 다양한 울통불퉁 들깨씨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난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당연한건데도, 나는 들깨씨들의 모양은 모두 같을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ㅎㅎ

아까 먹지도 못할 꽃을 가지고 고양이에게 장난한게 미안해 큰맘먹고 직접튀긴 튀김닭 한조각을 야옹이게게 나눠줬다. 어쩜 저리도 야무지게 먹는지 ㅎㅎ 니가 좋은니, 나는 더욱 좋쿠나!

깔끔하게 발라먹고 새초롬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야옹이, 새초롬한 너의 모습까지 나는 너무 좋쿠나!!!

그리고 내년을 위해 수확한 들깨씨를 지퍼백에 넣고 날짜까지 적어서 밀봉, 그러고 보니, 2021년 5월 8일 어버이날, 친정집에도 그리고 시어머님께도 전화를 드려야겠다. 

그렇게 나의 1평텃밭에서 아니 조금씩 확장을 했기 때문에 1평은 넘은 텃밭에서 만들어낸 수확물들, 상추씨앗도 받았고, 고수 씨앗도 받았고, 들깨씨았도 받았고, 이제 고추씨앗만 받으면 되는데, 고추씨앗을 정말 내년에 모종을 낼수 있을 정도밖에는 되지 않을것 같다. 그또한 감사하지 않은가!!

들깨수확 x 들깨타작 x 들깨씨털기의 모든 과정을 끝까지 룰루.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글
 

고수 키우기 x 고수 씨앗 받기 x 고수 모종 발아 시키기

제목에서 벌써 감이 오시죠?? ^^ 네, 맞아요! 머리털 나고 먹을수 있는 식물을 키워서, 그 고수 잎을 따 먹고, 그리고 그 식물에서 씨앗까지 받아서, 그리고 그 씨앗을 땅에 심어 새싹을 또 본다는

nztwitter.tistory.com

 

 

샐러리 장아찌 황금비율은 바로 이거예요 (feat.샐러리잎까지 모두)

안녕하세요 뉴질랜드 이민일상 오늘을 기록하고 있는 룰루 lulu. 입니다. 몸에는 좋은데, 손이 잘 안가는 샐러리, 몸에 좋다고 해서 샀는데, 어쩌다 보면 상해서 버리게 되는 샐러리, 마요네즈를

nztwitter.tistory.com

 

 

전자렌지로 반숙 계란 삶는법 황금타임 알려 드려요!

오늘은 요즘 제가 전자렌지에 음식을 해 먹는 법이 재미있어 이것 저것 해 보고 있는데요! 특히 전자렌지 반숙계란삶기 또는 완숙계란 삶은 후에 삶은 계란 껍질 벗기는 과정에서 하얀속살이 계

nztwitter.tistory.com

 

반응형

댓글